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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 다음 여행계획에 대해 물어보기에“아웃백 여행을 생각중이야.”라고 대답했습니다. 몇 초간의 정적이 흐른 뒤, 미심쩍은 얼굴로 한 친구가 “거긴 스테이크 하우스 아냐?”라며 당당하게 아는 척을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다들 레스토랑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는 잘 알지만, 정작 호주의 아웃백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호주(Australia) 아웃백(Outback)
호주는 총면적이7,741,220㎢ 로 남북을 모두 합친 한반도(223,348㎢)의 약 35배에 달하는 거대한 땅을 가진 나라입니다. 그러나 이 넓은 땅에서 인구의 90%가 약 5%의 면적에 해당하는 해안 지역에 주로 거주하고 있고 나머지 내륙지역에는 사람들이 거의 살지 않습니다.
거대한 호주의 땅덩어리 중에서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내륙부에서 사막을 중심으로 뻗어있는 지역이 아웃백(Outback)입니다. 영어로 '오지, 미개척지'를 뜻하는 'outback’이 이곳을 지칭하는 명사로 사용되고 있으며, ‘해변을 바라보며 오지를 등지고 산다’는 의미라고 하니 그곳의 상황이 짐작되실 겁니다.
그러나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선정된 거대한 바위산인 울루루(Uluru, 위 중간 사진)를 비롯하여 여행자들을 끌어들이는 무한한 매력을 발산하는 관광지들이 산재해 있으며, 비교적 온화한 지역에서는 목축업이 성하고 철광석, 석탄, 우라늄, 오팔 등을 채굴하는 광업이 번성한 지역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아웃백은 척박해 보이지만 호주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역입니다.
나의 오랜 위시리스트에 자리하고 있던 아웃백은 그간 호주를 수차례 다녀오면서도 근접하기 힘든 곳이었습니다. 일주일의 짧은 휴가로 갔었던 여행에서 하고 싶고, 보고 싶은 것이 무한정 펼쳐져 있다는 아웃백에 다다르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기에 내내 아껴두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미루어둔 아웃백으로의 여행을 실현해볼까 합니다. 그곳의 겨울인 7월에 가면 밤엔 조금 추울 수도 있겠지만 한여름의 모기와 잡다한 해충들에게서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다는 친구의 꼬드김에 넘어가 이 시기를 선택했습니다. 매년 아웃백 어딘가에서 열리는 오팔축제에 참석하는 친구는 이번에도 비즈니스를 겸한 여행이 되겠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내겐 오랜 소망을 이루는 일이 될 것이기에 두 달이나 남은 여행이 벌써부터 설레는 이유입니다.
아웃백의 세 가지 색깔과 또 하나
아웃백을 사랑하는 호주 친구가 해 준 이야기입니다. 아웃백은 파랑, 초록, 빨강의 세 가지 색으로 표현되는 곳이랍니다.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과 초록빛 나무숲으로 우거진 산, 그리고 붉은 모래사막이 이어지는 곳이기 때문이라는군요. 이것만으로도 눈이 번쩍 뜨일 만큼 쨍한 느낌의 아웃백을 연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아웃백에서 기대하는 또 하나의 환상이 있으니, 바로 ‘별보기’입니다. 오래전 뉴질랜드의 와이헤케 섬에서 우연히 마주했던 ‘별천지’의 흥분을 가슴에 새긴 이래, 언제든 별 보러 떠날 준비를 하며 살아왔습니다. 안타깝게도 그동안 여행지에서 수없이 많은 별들을 만났지만 그때의 흥분이 되살아 난 적이 없었습니다. 아웃백의 까만 밤에 마주하게 될 ‘별들의 바다’가 너무나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인공조명으로 인한 빛 공해로 말 타고 별 보러 간다는 몽골에서조차도 예전과 같이 아름다운 밤하늘을 관측하기 힘들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개발의 물결로 변화하는 몽골과는 달리 아웃백은 여전히 개발이 더딘지라 지구상에서 가장 어두운 곳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아웃백에서는 아름다운 별천지를 경험할 수 있고 은하수를 가장 잘 볼 수 있습니다. 거기다 남반구라 우리가 흔히 보는 별들과 다른 별자리들을 관측할 수도 있어 색다른 밤하늘을 만날 수 있답니다.
호주에서 한 달 살기
이번엔 여행자가 아닌, 편안한 차림의 현지인으로 살아볼까 합니다. 널리 유행한 ‘한 달 살기’ 콘셉트로 여유롭게 그곳에서의 일상을 즐겨 보려고요. 동네 카페의 주인과도 눈인사를 나눌 정도의 관계를 맺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 사는 곳이 다 비슷하겠지요. 자주 보면 알게 되고 오래 보면 친해질 수도.
그리고 장기 여행에 대해 관심 많은 친구들에게 현지의 모습을 좀 더 상세하게 보여주고 실제로 여행을 결정할 때 필요할 정보들도 모아볼까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드디어 별 보러 갈 겁니다. 오랜 기다림을 마무리하고, 아웃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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