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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세 독일을 만날 수 있는 곳 Neustadt an der Weinstrasse
    중세 독일을 만날 수 있는 곳 Neustadt an der Weinstrasse

     

    와인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입에 맞는 와인과 함께 즐기는 식사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와인과 관련된 곳이 있다면 관심이 가곤 합니다. 노이슈타트(Neustadt)는 만하임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작은 도시로 독일에서 두 번째로 큰 와인생산지인 Pfalz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관광지답게 넓게 조성된 무료주차장이 있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곳에 갈 때는 내심 와인시음을 기대했지만 노이슈타트를 돌아보는 것으로도 충분히 좋은 시간이었기에 더 욕심내지 않고 놀다 왔습니다. 사실 와이너리는 그곳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있기도 했고 갑자기 가게 된 거라 시간적인 여유도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습니다.

     

    역사가 있는 곳,  노이슈타트 Neustadt an der Weinstrasse

     

     

    노이슈타트는 전통적이고 전형적인 독일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입니다. 독일의 전통가옥인 파흐베아크하우스(Fachwerkhaus/the half-timbered house)가 줄지어선 좁은 골목을 걷다보니 중세의 독일마을에 떨어진 듯 느낌이 듭니다. 당나귀들이 물건을 실어 나르던 시절에 만들어진 좁은 골목길은 걸으며 촘촘히 늘어선 전통가옥들을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중세 독일을 만날 수 있는 곳 Neustadt an der Weinstrasse

     

    아름다운 광장, 마크트플라츠(Marktplatz)

     

    마을탐방은 팔츠지역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이라고 하는 마크트플라츠(Marktplatz)에서 시작했습니다. 먼저 광장이 내다보이는 카페에 자리를 잡고 앉아 커피 한잔을 마시며 동네 분위기를 살펴보았습니다. 광장에 앉아 혼자 커피를 마시고 있는 멋진 청년이 눈에 띄어 몰래 훔쳐보고 있었는데 어느새 친구가 나타나 청년을 낚아채 가버렸습니다.

     

    중세 독일을 만날 수 있는 곳 Neustadt an der Weinstrasse

     

    노이슈타트 시청

     

    동네 구경을 시작하기 전, 카페 맞은편에 있는 시청 건물 앞을 서있는 사자 동상과 대면했습니다. 준엄한 표정을 한 사자의 발아래에서 놀고 있는 생쥐와 그런 사자의 꼬리를 기어오르는 달팽이가 인상적입니다. 그리고 사자의 꼬리 끝에 올려진 포도 한 송이가 이곳이 와인산지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동상 하나에도 세심함이 담겨 재미를 더해줍니다. 사자가 지키고 있는 시청건물 안쪽도 들어가 보았습니다. 인상 깊은 동상이 중앙에 서있고 조용한 관공서 이미지가 풍깁니다.

     

    노이슈타트 시청 앞을 지키는 사자와 시청 안뜰

     

    광장 한쪽에 서있는 교회에도 들어가 보았습니다. 이 교회는 여느 가톨릭 성당과는 다른 느낌으로 프로테스탄트 교회인가 싶은, 조용하고 정갈한 곳입니다. 교회 안에 작은 전시도 이루어지고 있었고 벽면에 그려진 그림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믿는 종교는 없지만 왠지 신심이 우러나올 것 같은 곳입니다.

     

    중세 독일을 만날 수 있는 곳 Neustadt an der Weinstrasse

     

    현지 음식 맛보기

     

    돌아다니다 보니 출출해져 현지사람들이 먹는 음식을 찾아 나섰습니다. 식료품점과 식당을 같이 운영하는 곳인데 야외테이블은 이미 만석이었고 가게 안 스탠딩 테이블에서 감자수프와 덤플링을 먹었습니다. 쌀쌀하던 그날의 날씨에 맞게 수프의 따듯함이 추위까지 덜어주었습니다. 속을 확 풀어주는 감자수프는 예전부터 서민들이 즐기던 음식이라고 합니다. 덤플링은 별맛 없는 밀가루 빵인데 함께 나온 수프에 찍어 먹었습니다. 독일인들에겐 시골에 오면 먹을 수 있는 추억의 음식인 듯합니다.

     

    중세 독일을 만날 수 있는 곳 Neustadt an der Weinstrasse

     

    우리가 도착했을 때 파랗던 하늘이 어느새 흐려져 비가 내렸습니다. 광장에는 카페들마다 차려놓은 야외테이블들이 많았지만 4월에도 추웠던 우리는 다시 카페 안으로 찾아들어가 내리는 비를 보며 잠시 여행자의 특권으로 멍 때리는 시간을 즐겼습니다. 이런 날씨에도 꿋꿋하게 야외를 고집하는 현지사람들이 대단해 보여 따라 하고 싶었지만 이번엔 그냥 지켜보는 것으로 대리만족합니다.

     

    중세 독일을 만날 수 있는 곳 Neustadt an der Weinstrasse

     

     

    천천히 걸으면 더 좋은 곳

     

     

    노이슈타트는 전통적인 독일을 느낄 수 있는 곳이어서 더 정겹고 좋았습니다. 여행객도 많아 보였지만 여유로운 지역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어서 색다른 재미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골목길을 천천히 걸으며 사색을 즐겨도 좋고 함께 간 사람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며 느긋한 시간을 나눌 수 있는 곳입니다. 

     

    중세 독일을 만날 수 있는 곳 Neustadt an der Weinstrasse

     

    그곳을 떠나기 전, 순서가 조금 바뀌었지만 여행정보센터에서 팔츠지역에 대한 정보를 좀 더 얻었습니다.  우리는 독일 하면 당연히 ‘맥주’를 떠올립니다. 이런 고정관념을 희석하고 독일에도 리즐링을 비롯하여 자부심 넘치는 좋은 와인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도 여행의 흥미를 유발하는 요소입니다. 

     

    팔츠지역의 와인을 소개하는 자료와 와이너리 소식은 물론 여행지 소개까지 곁들여진 책자를 보니 다음에 꼭 다시 와서 이 지역의 와인을 맛보리라 다짐하게 됩니다. 노이슈타트 외에도 가까운 곳에 가볼 만한 곳들이 많으니 제대로 계획을 세워서 오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청정한 공기와 파란 하늘, 그 후에 내린 비와 먹구름까지, 모든 것이 감사한 여행자의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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