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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가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장 구경은 어디를 여행하든 빠질 수 없는 재미거리입니다. 잠깐 프랑크푸르트에 머무는 동안, 식사도 해결할 겸 시장 구경에 나섰습니다. 프랑크푸르트 중심지에 있는 클라인마크트할레(KleinMarktHalle)와 역광장에서 목요일과 토요일에만 열리는 시장이 있어 돌아보았습니다.
유럽의 숲길 산책
본격적인 여행 전 잠시 머물기 위해 예약한 숙소는 프랑크푸르트 근교인 오펜바흐에 위치한 버짓호텔입니다. 공항과 가까워 오가기가 쉽고 프랑크푸르트까지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라 이곳을 잘 아는 친구가 선택한 곳입니다. 무엇보다 오래되지 않아 깨끗하고 저렴한 숙박비가 선택의 기준임이 확실합니다.
전날 인천에서 14시간 가까이 비행기를 타고 온 우리는 기내에서 거의 잠을 못 자서 매우 피곤한 상태였습니다. 비행기를 타기 전부터 치면 24시간 이상을 버틴 것이다 보니 호텔에 도착해서 대충 저녁을 때운 후 바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시차로 인해 자다 깨다를 반복해 아침이었지만 아침이 아닌 느낌으로 여행의 첫날을 맞았습니다.
게으른 여행자들은 9시가 넘어 호텔을 나섰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프랑크푸르트의 모습을 기대하며 마인강변을 따라 걸었습니다. 호텔에서 프랑크푸르트까지 이어지는 이 길에서 유럽을 한껏 느끼며 봄꽃들이 피어나는 숲길에서 신선한 공기를 가득 주입했습니다. 아침 숲길 산책은 여행의 상쾌한 시작으론 제격입니다.
그리고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클라인마크트할레로 향했습니다.
상설시장 KleinMarktHalle
이곳은 프랑크푸르트 중심지에 있는 상설시장입니다. 작다는 뜻의 Klein과 시장 Mark), 홀 또는 룸이라는 뜻의 Halle가 합쳐져 말그대로 작은 시장입니다. 이곳은 2차 대전 당시 폭격으로 사라졌다가 전쟁이 끝난 후 1954년에 다시 열렸다고 합니다. 전쟁 이전보다 규모는 훨씬 줄어들었지만 현지인뿐만 아니라 관광객들까지 찾아와 붐비는 시장이 되었습니다.
이 시장에는 식육점, 수산물점, 채소와 과일가게 등이 골고루 입점해 있어서 현지인들의 밥상을 풍성하게 해줄 갖가지 신선한 재료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또한 도심에 있는 시장인 만큼 카페와 와인바, 음식점 등도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어디를 가나 시장구경은 맛난 음식들과 함께 해야 제맛인 거죠.
우리가 항상 가는 '소시지를 넣은 빵'을 파는 가게가 있습니다. 빵도 맛있고 소시지도 딱 우리 입맛에 맞아서 간단한 식사를 위해 들리는 곳입니다. 이날 아침 10시 정도에 그곳에 가니 한국인 관광객으로 보이는 어머니, 아버지들이 줄을 길게 서 계셨습니다. 단체관광에서도 시장구경이 꽤나 괜찮은 소재인가 봅니다. 그분들도 맛있는 빵과 소시지를 드시면서 만족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독일인인 친구가 이 시장에 들르면 꼭 먹는 음식이 있습니다. 7종 이상의 여러 가지 허브를 갈아넣고 사워크림과 여러가지 양념으로 만들어진 그린소스입니다. 말 그대로 그린색의 소스라 건강해질 것 같은 느낌인데 풍성한 크림의 맛이 입안을 감돌며 깊은 맛을 줍니다. 이 소스에 감자튀김과 빵을 찍어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한국의 돈가스와 비슷한 슈니첼에 곁들여져 나오기도 합니다. 독일에 오면 꼭 먹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이 시장은 작지만 2층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계단으로 2층에 올라보면 1층 상점들이 내려다 보입니다. 주로 음식점들이 모여있는 2층엔 식사하는 사람들로 붐볐는데 우리는 이탈리아 올리브와 오일, 와인 등을 판매하는 집에서 이탈리아 북부에서 온 소비뇽블랑을 한잔씩 마셨습니다. 호탕한 주인장이 건네준 화이트 와인 한잔이 한참 걸어 힘들던 우리를 리프레시해 주었습니다.
독일인의 와인 사랑도 맥주에 뒤지지 않습니다. 이 시장의 루프탑 와인바는 시간과 상관없이 붐빕니다. 이곳에서 와인을 마시기 위해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보입니다. 나이와 차림새가 제 각각인 사람들이 어울려 함께 와인을 마십니다. 혼자 온 사람들도 어느새 옆에 선 와인러버와 친구가 됩니다. 술에 참 관대한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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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머스마켓 Wochenmarkt
이곳은 Konstablerwache역 광장에서 열리는 일종의 파머스마켓인 Wochenmarkt입니다. 목요일과 토요일에 장이 서는데 이 시장도 늘 찾는 손님들에게 좋은 식재료와 먹거리를 제공하는 중요한 곳입니다. 목요일에 찾은 시장은 토요일보다는 규모가 조금 작아 보였지만 신선한 채소, 과일과 독일인이 사랑하는 소시지와 각종 먹거리가 즐비했습니다.
이곳에도 역시나 소시지 가게와 빵을 파는 베이커리들이 많습니다. 달콤한 디저트로 빵을 즐기는 우리와 달리 빵이 주식인 나라이다 보니 다양한 빵문화가 발전한 나라입니다. 금방 구워진 담백한 빵은 그냥 먹어도 맛있고 소시지나 햄을 곁들여도 정말 맛있습니다.
우리는 소시지와 햄을 넣은 빵과 따듯한 커피로 만족한 식사를 즐겼습니다. 집집마다 다른 소시지 맛을 즐기기 위해 각각 다른 곳에서 구입해서 비교하면서 맛나게 먹었습니다. 과일을 가득 얹은 케이크도 먹고 싶었지만 아침식사라고 하기엔 이미 과하게 먹은 지라 이번엔 참기로 했습니다.
시장이 여전히 차려지고 있는 아침시간인데도 이미 와인을 곁들인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수다를 떨고 있는 모습이 정겨워 나도 모르게 미소가 번집니다. 일상을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좋은 사람들과 교감하며 나누는 맛있는 음식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요즘 한국에선 비싸도 너무 비싼 사과값 때문에 맘껏 먹지 못했는데 이곳에선 사과도 덥석 집어 세알이나 샀습니다. 많이 사고 싶지만 다음날 떠나야 하는지라 하루동안 먹을 분량으로. 마음까지 풍성해지는 시장 나들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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