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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위 화본역,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
    군위 화본역,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

     

    어린 시절, 어머니, 아버지의 손을 잡고 설레는 마음으로 찾았던 시골 기차역과 그 시절의 추억이 그립다면, 어느 드라마나 영화에서 본 정겨운 시골역의 감성을 느끼고 싶다면 군위 화본역으로 가보세요. 도시의 소음이 사라진 작은 시골마을에서 여전히 우리의 추억을 지키고 서 있는 정겨운 간이역을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간이역의 추억, 군위 화본역

    깔끔한 역사 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자그마한 역사 건물로 들어서면 더 작은 대합실이 정겹습니다. 간간히 무궁화호 열차가 오가는 작은 간이역은 기차를 이용하는 승객도 있지만 추억과 갬성을 찾아온 낯선 이들이 서성이고 있습니다. 홀로 역을 지키는 역무원에게 반갑게 인사하며 티켓을 받아 들고 역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군위 화본역

    처음 그곳에 갔을 때는 더이상 기차가 다니지 않는 역인가 했습니다. 하지만 화본역은 정동진과 청량리를 오가는 무궁화호 열차가 여전히 운행되고 있는 간이역이었습니다. 여전히  이곳을 지키고 있는 시골마을 사람들에게 중요한 이동 수단을 제공해 주고, 찾아오는 관광객에게도 느린 기차여행이라는 흔치 않은 경험을 나누어 주고 있는 거라 생각해 봅니다.

     

    화본역 열차 시간표

     

    옛날 영화 속에서 이별장면은 늘 작은 간이역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남겨진 사람은 떠난 연인을 기다리며 그 간이역 벤치에 쓸쓸히 앉아 텅빈 철길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새로 시작하는 연인들의 사연도 마지막 기차를 놓친 간이역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지요. 의도했거나 또는 예기치 못한 일로 인해 기차를 놓치고 역 대합실에서 밤을 지새우며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갑니다. 식상하면서도 왠지 설레는 이야기이네요.

     

    KTX와 같은 초고속 열차가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바꾸어 주었지만 한편으론 주변을 돌아볼 여유도 없이 하루하루를 버티는 삶이 계속되면서 주변을 스치는 낯선 이들에게 정겨운 눈인사를 나눌 여유 따위는 사라진지 오래인 듯합니다. 반복되는 삶의 힘겨움을 잠시나마 잊어보려고 시골마을 간이역을 찾게 되나 봅니다.

     

    군위 화본역

     

    돌아보면 그동안 지난 시간들을 추억할 여유도 없이 바쁘게 살아왔습니다. 기차가 오지 않는 조용한 철로 저편을 바라보며 어제의 나를 생각해 봅니다.  힘겨운 일, 슬픈 일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많이, 좋았던 기억들이 스치며 어느새 미소가 번집니다.  끝없는 철로 저편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는 것처럼 다가올 앞으로의 시간이 나에게 또다른 무엇이 되어 줄 것입니다. 내게 남은 시간이 하루든 일 년이든 보다 어른답게(?) 살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여행객인 듯한 젊은 친구들이 시끌벅적 대화를 나누며 철길 주변을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며, 오가는 사람들로 붐비던 화본역의 옛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자연과 함께하는 시골집, 리틀 포레스트  촬영장

     

    리틀 포레스트 영화 장면 

     

    영화의 주인공 역할을 했던 김태리가 살고 있지는 않지만 영화 속 장면들이 살아있는 곳입니다. 화본역에서 가까운 곳에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가 있어 찾아갔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본 영화이고 특별한 스토리도 없는 그 영화가 여전히 기억 속에 남아있는 것을 보면 영화 속 장면들이 알지 못하는 특별한 느낌으로 남아있었나 봅니다.

     

    그 시골집은 영화 속 장면보다 훨씬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앞에 작은 강이 흐르는 조용한 시골 마을입니다. 군위군에서 이 집을 영화 속 장면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고 합니다. 집 안에도 들어가 볼 수 있도록 실내화를 마련해 둔 관계자의 준비성에 감사했습니다.

     

     

    주인공이 요리를 하던 주방에 요리 도구들도 그 모습 그대로 놓여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며 자연 속에 스며들어 살던 영화 속 주인공의 모습에 나를 대입해 봅니다. 여전히 낯선 것을 보면 아직은 때가 아닌가 봅니다. 그러나 너무나 평화롭고 가슴 따듯한 정경에 맘을 빼앗깁니다. 조용히 흘러가는 강물이 그곳의 절반을 채우는 듯합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

     

    막 봄기운이 피어오르는 시기에 한적한 시골마을을 맘껏 즐기고 왔습니다. 마음이 복잡해서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 군위 화본마을로 가보세요. 조용한 시골 마을이 주는 평안함으로 어느새 가슴이 열리며 머릿속 복잡한 생각들을 잠시나마 날려버릴 수 있을 거예요. 

     

    화본역의 정겨움과 함께 근처 학교를 새로운 체험장으로 꾸며놓고 엄마 아빠 어린 시절을 함께 추억할 수 있는 곳이 있어서 가족 여행으로도 좋은 곳입니다. 물론 연인과 친구와 함께 새로운 추억 만들기에도 딱 맞는 예쁘고 아기자기한 곳입니다.

    군위 화본마을 체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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