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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봄, 튀르키예 여행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었습니다. 그룹투어에서 만난 독일인 부부인데 부인이 태국사람입니다. 스무명이 넘는 그룹에서 단둘이 아시아 여인이었기에 쉽게 가까워졌고 이후 쭉 연락을 이어오며 서로의 여행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포르투갈 여행 계획을 알린 후, 그 부부도 리스본으로 오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우리의 여행 일정 중에 그들도 합류하여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했고 우리와 같은 골목에 숙소를 잡았다는 소식으로 우리의 만남이 확정되었습니다.
드디어 친구들이 도착한 날, 숙소 근처 전망대에서 와인으로 회포를 풀며 재회의 기쁨을 나누었고 우리가 갔었던 세이샬로 페리여행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비가 내렸지만 그저 즐거운 마음만 가지고 페리선착장으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가는 도중 심상치 않게 내리는 비 때문에 리스본 시티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겠다고 얘기했지만 고집 센 독일 아저씨들이 기어이 우기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배를 타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에서 세이샬행 페리는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했고 10분후에 떠나는 배가 있어 그곳을 검색해보니 꽤 매력적인 곳이어서 바로 티켓팅을 하고 배에 올랐습니다. 이렇게 즉흥적인 여행의 연속이라니...
현지인에게 부탁해서 지명을 말해달라고 했더니 ‘카실야스’라고 알려주었습니다. 포르투갈식 발음이 이게 맞는지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건 이미 우리는 배를 탔고 10분이 채 안 되어 그곳에 도착했습니다. 왕복티켓은 1인당 3.5유로였습니다. 다행히 도착하자 동네 구경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듯 비가 그쳤습니다.
이곳은 세이샬에 비해 여행자들이 즐길 것들이 많았습니다. 배에서 내리면 바로 볼 수 있는 빨간 등대가 이곳의 랜드마크입니다. 그리고 19세기 포르투갈의 마지막 인도상선이었던 배가 정박해 있는 박물관이 있습니다. 배의 외관은 밖에서도 볼 수 있었고 7유로를 내고 입장하면 내부도 볼 수 있다고 하네요.
국민 대다수가 카톨릭을 믿는 다소 보수적인 국가인 포르투갈에는 어느 곳이나 오래된 전통을 가진 교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도 마침 문이 열린 교회가 있어 들어가 보았는데 역시나 포르투갈만의 특색인 타일 장식이 장엄한 분위기를 더해주고 있었습니다. 종교가 없는 나도 유럽 여행에서 교회를 방문할 때면 믿음이 있다면 이 순간이 더 소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열심히 사진을 찍으며 돌아 다닌 우리는 점심을 먹기위해 식당을 찾아나섰습니다. 여행자들을 유혹하는 세련된 식당들을 지나 로컬들이 갈만한 허름하지만 정겨운 주인아저씨가 있는 식당에서 역시나 저렴하게 포르투갈식 점심을 즐겼습니다. 이름을 들어도 알 수 없는 음식들은 우리 입맛에 잘 맞았고 곁들인 저렴한 와인도 충분히 좋았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나누는 이야기들이 이 시간을 더 즐겁게 만들어주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곳은 알마다 지역으로 강 건너 리스본 시티에서 보던 구세주상까지 걸어서 갈 수 있습니다. 식사를 마친 우리는 강변 산책 겸 주변을 더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날씨가 우리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비를 피해 카페로 들어가 한참을 기다렸지만 더 이상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하는 수 없이 리스본으로 돌아오기로 했습니다.
굳이 예수상까지 가지 않아도 되었지만 아름답게 꾸며진 강변을 더 걸어보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남습니다. 밤9시경 비가 그칠 거라는 예보를 본 친구가 그 시간에 다시 모이자고 제안했고 각자 숙소를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비는 계속 되었고 지친 우리는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서로 잘자라는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즐거웠던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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