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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부부와 함께한 다음 나들이는 신트라 여행입니다. 리스본 시내에서 각자 자유롭게 시간을 보낸 후 다시 만난 우리는 기차를 타고 신트라로 가기로 했습니다.
리스보아카드 구입
리스본에는 여행자들을 위한 할인카드가 있는데 바로 리스보아카드입니다. 이 카드는 24시간권, 48시간권, 72시간권으로 나누어져 있어 여행일정에 따라 선택할 수 있고 첫 사용시간을 기준으로 해당시간동안 기차, 버스, 트램 등의 대중교통과 리스본에 있는 관광지를 무료 또는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주로 걷고, 페리를 탔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 카드가 필요하지 않았지만 리스본 근교에 있는 신트라까지 가기 위해서는 40분 정도 걸리는 기차를 타야하고 그곳의 관광지 할인을 받기 위해 리스보아카드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검색을 하다보니 10월 한달 동안 리스보아카드 반값 할인 행사를 하는 곳이 있었습니다. 다만 구입후 이틀 뒤부터 사용가능하다는 공지가 있어 살짝 망설였지만 어차피 다른 곳을 가더라도 필요할 것 같아 24시간권과 48시간권으로 나누어 넉장을 구입했습니다.
현지에서 구입할 경우 24시간권은 27유로, 48시간권은 44유로, 72시간권은 54유로입니다. 우리가 그대로 구입했다면 142유로를 지불해야했습니다. 그런데 할인행사 덕분에 산술적으로 71유로에 넉장을 구입했고 현재 환율과 비교할 때 더 저렴한 가격인 9만 5천원대에 리스보아카드를 득템했습니다. 선착순 판매라고 하며 일년 동안 유효하다니 포르투갈 여행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고려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리스보아카드 할인구입 하는 곳, 바로가기 ↑
신트라 여행을 위해 필요한 리스보아카드를 따로 구입할 생각으로 코메르시우 광장에 있는 여행정보센터(Ask Me)를 찾았습니다. 전날 구입한 바우처가 도착해서 먼저 카드로 교환하면서 언제부터 사용가능한지 물었더니 인터넷 사이트에서 뭐라고 하든 실물카드를 받으면 바로 사용가능하다고 안내를 해주었습니다. 와우~! 그래서 추가구입 없이 계획한 대로 리스보아카드를 사용할 수 있었답니다.
호시우역에서 신트라로
신트라로 가는 기차는 호시우광장 앞 호시우역에서 탈 수 있습니다. 기차는 20분 간격으로 계속 있기 때문에 어려움 없이 탑승할 수 있었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지만 호시우역이 출발역이라 네 명이 마주 앉아 떠들며 편안히 신트라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40분쯤 달려 신트라역에 내리자 이번에는 툭툭이 기사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가려고 하는 페나성도 그렇고 나머지 다른 곳들도 걸어서 가려면 한 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에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툭툭이나 버스를 이용합니다. 페나성은 여행안내소에서 걸어서 7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고 적혀있습니다.
페나성을 보기로 한 우리는 먼저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한 후 신트라의 골목길 투어를 시작했습니다. 관광객 맞춤형으로 잘 발달된 수많은 기념품가게 뿐 아니라 식당들도 즐비해서 그 많은 관광객을 어렵지 않게 소화해 내고 있었습니다. 골목골목 어찌나 붐비는지 리스본 시내에 다시 돌아온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복잡한 신트라 중심거리를 벗어나니 본격적으로 걸어야하는 시원한 숲길이 보입니다. 여기서부터 최소 한시간이상이라니 마음을 다잡고 걸어보려는 찰나, 친구가 슬쩍 옆구리를 찌르며 툭툭을 타자고 꼬드깁니다. 남자들은 씨알도 먹히지 않았고 급기야 우리는 둘이서만 툭툭을 타고 도망치듯 그들을 스쳐지나 먼저 올라갔습니다.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우리의 툭툭 기사는 젊은 여성이었는데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툭툭이를 타고 숲길을 달리다 보니 어느새 산위의 티켓부스에 도착했습니다. 10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함께 춤추고 소리지르며 신나게 보냈으니 10유로가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우리를 먼저 보낸 두 남자들은 가파른 숲길을 얼마나 열심히 달려왔던지 우리가 도착하고 채 10분이 지나지 않아 숨이 턱에 걸린채 뛰어왔습니다. 분명히 한시간 이상 거리라고 했었는데 30분도 안 걸렸고 덕분에 시간도 돈도 절약했습니다.
동화속 페나성
동화 속 공주가 살 것 같은 페나성은 알록달록한 색깔만큼이나 높고 신비한 느낌의 성이었습니다. 당연히 이곳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 해당시간에만 입장할 수 있도록 입장권에 시간을 기재해 줍니다. 그래서 일찍 가도 들어갈 수 없습니다.
각 층마다 다른 용도의 방들이 이어져 있었고 왕과 왕비의 방 외에도 집사와 시종이 대기하는 방들도 구경했습니다. 각 방마다 볼 것들이 많았고 내부 관람만 한시간이상이 걸렸습니다. 이렇게 화려한 궁궐을 짓는데 얼마나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었을까 싶어 한편으로 마음이 아팠지만 그 덕분에 오늘의 포르투갈이 먹고 사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페나성이 위치한 곳은 고도가 높아 사방에서 아름다운 경치를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멀리 대서양까지 보이는 풍경은 한마디로 장관입니다. 올라가는 길이 힘들긴 하지만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주변에 무어인들이 지은 성과 또다른 볼거리들이 있었지만 페나성을 돌아본 후 이미 6시가 넘어 모두 포기하고 리스본으로 돌아오기로 했습니다.
다시 리스본
사실 우리가 내부투어를 시작한 시간은 저녁 5시인데 알고보니 마지막 타임이었고 알차게 보고 나오니 거의 마지막으로 퇴장을 했습니다. 역시나 툭툭, 버스, 승용차들이 가득 대기하고 있었지만 더 이상 반항하지 못하고 함께 걷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걸어내려오는 사람은 우리밖에 없었고 쉴새없이 툭툭, 버스, 승용차들이 스쳐가며 소리를 질러댔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리스본을 가리키는 표지를 따라 실컷 떠들며 내려왔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보니 올라갈 때 만났던 그 복잡한 여행자용 거리가 아닌 전혀 모르는 낯선 곳에 서 있었습니다. 그때서야 검색하니 이미 너무 멀리 와버렸고 30분 이상 걸어야 신트라역에 도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결국 버스정류장을 찾아 맨 먼저 오는 버스에 올랐습니다. 리스보아카드는 작동하지 않았고 현금을 지불한 후 복잡한 퇴근시간 대중교통버스에 끼어 겨우 역에 도착하자마자 막 출발하려는 기차에 올랐습니다. 잠시 한숨 돌리고 있는데 두세 정류장을 지나오자 친구가 갑자기 안색이 굳어지며 왔다 갔다 합니다.
알고보니 이 기차는 우리가 가야하는 호시우역이 아니라 다른 곳으로 가는 기차랍니다. 기차의 안내 화면에 뜨는 최종 목적지가 전날 그들이 갔던 곳이라 이상함을 느낀 친구가 기차 노선 안내도를 보고 확인을 했습니다. 다행히 환승할 기회가 남아 있었고 다음 역에서 내린 우리는 한층아래 계단으로 뛰어 내려가 다시 옆 선로로 사력을 다해 뛰어올라갔습니다.
운좋게도 몇 분 연착이 되었던 호시우행 기차가 때마침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극적으로 기차에 오른 우리는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한바탕 소동을 벌인 후 서로 마주보며 큰 웃음을 터트렸고 근처 바에서 시원한 맥주와 함께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함께 나눌 또 하나의 즐거운 추억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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