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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럽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해 있는 와중에 포르투갈만큼은 선방하고 있고 그 이유가 관광산업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그만큼 관광업의 비중이 높은 곳이 포르투갈이고 오버투어리즘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만큼 관광객들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테주 강(포르투갈 Tejo, 영어 Tagus)
리스본에서는 보이는 드넓은 바다는 실상 바다가 아니라 강입니다. 스페인에서 출발해서 리스본을 거쳐 대서양까지 이르는 테주 강은 길이가 1,007km로 이베리아반도에서 가장 긴 강입니다. 드넓은 테주 강에는 엄청난 규모의 크루즈들이 수시로 드나들고 있습니다.
크루즈 배들에서 쏟아낸 관광객들이 리스본을 돌아보고 다시 바다로 나가면 이어서 다른 크루즈가 들어옵니다. 바다도 아닌 강에 대형 크루즈선박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이 낯설기도 하지만 대항해 시대를 이끈 그 시절의 탐험가들이 이 테주강에서 출발해서 넓은 바다로 나아갔다고 하니 바다만큼 넓고 깊은 강입니다.
강변을 따라 도시를 바라보며 산책하는 기분도 너무 좋습니다. 크루즈선박을 지나 걷다보면 코메르시우 광장을 만날 수 있고 개선문과 닮은 아우구스타 아치도 보입니다. 멀리 4월25일 다리도 보이고 다리 건너편에 예수상도 보입니다. 이어지는 광장에도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수많은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유혹하고 햇살 좋은 날엔 선탠을 하는 사람들이 즐비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새삼 유럽에 와있음을 느끼게 합니다.
페리 타고 세이샬(Seixal)
며칠 동안 번잡한 도시를 즐긴 후, 우리는 페리를 타고 낯선 곳으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페리 선착장으로 가니 10분 뒤에 출발하는 세이샬 (Seixal) 행 페리가 있었고 1인당 6유로가 조금 넘는 가격의 왕복티켓을 충동적으로 구매한 후 배에 올랐습니다.
날씨도 우리 편이어서 비바람이 몰아쳤던 전날의 흐렸던 날씨는 완전히 사라지고 아침부터 햇살이 가득했고 바람도 잠들어 햇살 받은 테주 강의 물결은 더없이 잔잔했습니다. 몇 안 되는 승객과 함께 20여분을 달려 세이샬에 도착했습니다.
다만 안타깝게도 이곳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없어 인터넷을 뒤지다가 그 또한 여의치 않아 그냥 발 닿는 대로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배가 도착하자 여러 대의 버스들이 줄지어 들어왔지만 모두 보내고 멀리 보이는 마을을 향해 무작정 걸었습니다.
바스코 다 가마(Vasco da Gama)가 인도여행을 위해 선박을 제조한 곳이 세이샬이라고 합니다. 선착장 건너에 큰 워터파크가 보였고 우리는 늘 그랬듯이 자연스럽게 걸어서 동네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리스본 다운타운의 피크타임을 경험했던지라 너무나 조용한 그곳의 분위기가 새삼스러웠지만 한편으로 무척이나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이곳에서 관광객처럼 보이는 사람은 거의 만날 수 없었고 문 열린 레스토랑이나 카페엔 동네 사랑방 같은 분위기로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온 지라 우리도 그 레스토랑들 중에 한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런치스페셜로 대구요리와 정어리구이를 주문했습니다. 아는 것이라곤 바칼라우(대구)와 사딘(정어리) 밖에 없고 포르투갈에 왔으니 생선 요리를 먹어야된다는 생각으로.
그릴에 구워나오는 정어리구이는 어디나 비슷하지만 대구요리는 조리방법에 따라 조금씩 다르고 곁들여지는 음식이 달라 비교하며 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알고 보니 정어리는 10월까지 잡히는 제철 생선이랍니다. 알맞은 시기에 이곳에 왔으니 정어리, 사디나는 열심히 먹어볼 생각입니다.
바다가 보이는 야외테이블에 앉아 거하게 점심을 즐겼습니다. 하우스 와인 500밀리와 주문한 본 음식 외에도 올리브와 빵이 곁들여졌고 후식으로 신선한 멜론과 에스프레소까지 야무지게 챙겨먹었습니다. 그렇게 두사람이 푸짐하게 먹은 점심이 총 25유로. 역시 로컬 식당이라 가능한 가격이라며 또 한 번 행복해 했습니다. 여행에서 음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정말 크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동네구경에 나섰습니다. 며칠동안 번잡한 도시생활에 젖어 있던 우리에게 조용한 시골마을은 평화와 안정을 선물해주는 듯 했습니다. 편안하게 기웃기웃 돌아다니다가 점심 때 옆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던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서로 말은 통하지 않지만 반갑게 인사하며 손을 흔들었습니다. 사람들이 친절하고 다정합니다.
강 건너편에서 바라보는 리스본은 여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오후의 햇살을 즐기며 세이샬을 돌아본 우리는 다시 리스본으로 돌아와 현지인처럼 복잡한 도심을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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