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나의 여행 이야기

팔순기념 나트랑 가족여행

여행스토리나눔 2025. 2. 25. 00:15

목차



    엄마가 어느새 80세의 생일을 맞으셨습니다. 우리에겐 여전히 젊고 건강한 엄마로 보이지만 여기저기 아픈데도 많고 걱정도 많으신 할머니가 되셨습니다. 엄마의 생일이 설날 바로 직전이기도 하지만 제대로 못챙겨 드리지 못해 늘 죄송했었는데 이번엔 생신날 가족파티를 열었고 어렵게 모두가 시간을 맞춰 팔순 기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우리가 묵었던 나트랑 리조트

     

    코로나가 시작되던 2020년 1월말에 아버지 팔순 기념여행을 다녀온 이래로 오랫만의 가족여행이었습니다. 국내여행은 명절마다 함께 다녔지만 해외여행은 5년만이고 그때의 모습과는 사뭇다른 부모님을 모시고 떠나며 걱정도 많았습니다.

     

    이번 여행도 모두의 시간을 맞추는 일이 쉽지 않았고 직장에서의 상황이 다른지라 3박 5일의 짧은 일정으로 베트남 나트랑을 선택했습니다. 부모님께서 5시간 정도의 비행은 괜찮다는 말씀을 하셨고 지방에서 바로 가는 직항이 있는 곳을 선택해야 했습니다.

     

    다만 지방공항에서는 저가항공 밖에 없는 구간이다보니 저렴한 비용이 아니었음에도 불편한 좌석과 유로로만 제공되는 서비스를 감수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예약이 늦어서 그런지, 출국때는 한국 저녁시간에 떠나 현지 한밤중에 도착했고 귀국때는 현지 새벽에 출발하여 한국 이른 아침에 도착하는 시간대여서 오가는 비행이 내내 불편했습니다.

     

    리조트 수영장과 해변

     

    이번 여행은 어머니의 팔순을 기념한 행사이니만큼 관광을 없애고 리조트에서 오롯이 휴식을 즐기기로 했습니다. 리조트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빌라의 전용풀에서 놀기도 했고 리조트의 큰 수영장과 해변에서도 함께 파도를 타고 수영을 즐겼습니다. 젊어서부터 수영을 잘하셨던 부모님은 여전한 수영 실력을 보여주기도 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서 수영 만큼만 잘 걸으신다면 좋겠다 싶어 마음이 아렸습니다.

     

    함께한 바비큐 파티는 비싼 만큼 제 값을 했습니다. 전날 예약을 했더니 당일 두시간 전부터 우리 빌라 수영장 주변을 등불로 장식하고 테이블과 의자를 설치했고 몇가지 음식이 부페형식으로 준비되었습니다. 모든 세팅이 완료되자 테이블에 예쁜 꽃 수반이 놓였습니다. 세프가 직접 고기와 해산물을 굽고 직원들이 서빙을 해주어 가족 모두가 편히 식사할 수 있었습니다.

    바비큐 파티

     

    본격적인 파티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건배 제의로 시작되었고 다함께 와인잔을 부딪히며 두 분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했습니다. 이제 우리 가족은 미성년자가 없어 음주에 제한이 없지만 갓 성년이 된 조카들이 술과 내외하는 관계라 생각보다 주류가 많이 필요하지 않았다는 점이 다행이긴 했습니다.

    바비큐 파티

     

    우리 가족은 먹는 데 진심입니다. 그런 우리가 다 먹지 못할 만큼 많은 양의 고기와 해산물이 차례로 구워져 흐름이 끊기지 않게 제공되었고 마지막으로 나온 디저트는 맛도 모양도 제대로 갖추어 우리의 입과 눈을 즐겁게 했습니다. 예쁘게 썰어져 큰 쟁반에 담겨 나온 갖가지 과일과  맛있는 케이크가 따로 나왔습니다. 그날의  바비큐파티는 모두가 만족한 시간이었습니다. 

     

    연세가 있는 부모님을 모시고 가는 여행이라면 이동과 숙박이 모두 신경이 쓰입니다. 우리의 경우, 현지 도착시간이 늦었던 첫날밤은 나트랑 시내 호텔에서 1박을 했고 다음날 리조트로 옮겼습니다. 오는 날에도 시내에 호텔을 잡아 부모님께서 쉬실 수 있도록 했습니다. 우리가 탈 비행기가 밤12시가 넘어 출발하는지라 오후시간이라도 편히 계실 수 있도록 룸을 예약했습니다. 나트랑 호텔비가 저렴해서 부담이 적었습니다. 

     

    저녁 6시 정도 호텔 체크아웃 후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한시간 마시지를 받은 후 공항으로 이동하니 여유있게 수속을 했고 항공기 지연없이 출발했습니다. 항공사 체크인 창구에서 지팡이를 쓰시는 아버지를 보더니 휠체어를 준비해 주었는데 정말 잘 한 것 같습니다. 한국행 비행기만 해도 비슷한 시간대에 몇대나 몰려 있어 출국장은 줄이 밖까지 이어져 있었고 오랜 대기시간 동안 휠체어에 앉아 편히 이동하실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다시 생각하니 짧아서 아쉬운 여행이었지만 알차게 보낸 시간이었습니다. 여행을 준비한 동생들과 시부모님을 위해 함께해준 올케들에게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부모님과 더 좋은 곳으로 여행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시도록 기원하며... 

     

    좋은 기억이 잊혀지기 전에 짧은 기록을 남깁니다. (여행기간 2025.2.19.~2.23. 3박5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