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우리의 다음 일정은, 유명한 여행 유튜버에 의해 알려지면서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는 화산지역 반둥이었다. 자카르타에서 반둥까지는 자동차로 한 시간 정도 걸리고 기차를 타고 갈수도 있다. 수까부미의 친구집에 있었던 우리는 친구네 차를 이용하기로 했고, 모두의 안전을 위해 현지인 기사를 고용했다. 친구 지인의 소개로 우리 대신 운전을 해준 분은 화물차를 운전했었고 잠시 쉬는 동안 일당을 받는 기사 일을 하고 있단다. 직업 운전기사인 그는 차분한 운전으로 우리의 신뢰를 얻었고, 그날부터 남은 자카르타 일정까지 우리와 계속 같이 했다.
땅꾸반 쁘라후(Tangkuban Perahu)
우리는 새벽 4시 반에 집을 나섰다. 친구네 집이 있는 수까부미에서 우리의 첫 번째 목적지인 땅꾸반 쁘라후(Tangkuban Perahu)까지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데 출근시간의 혼잡을 피하기 위해 이른 아침 어둠을 뚫고 우리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인도네시아에서 제조업 공장들은 보통 7시에 업무가 시작된다고 한다. 우리가 가야하는 방향에 큰 공장이 있는데 출근 오토바이들이 쏟아져 나오면 속절없이 도로에 갇힐 수밖에 없어 조금 힘들더라도 일찌감치 출발하는 쪽을 선택했다.
Kawah Ratu
인도네시아 반둥(Bandung) 지역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 중 하나인 땅꾸반 쁘라후(Tangkuban Perahu)는 뛰어난 원시의 자연경관과 화산 지형이 어우러진 곳이다. 이곳은 활화산으로, 정상에는 여러 개의 분화구(Craters)가 있는데 Kawah Ratu(여왕의 분화구)가 가장 크고 인기가 많은 분화구라고 한다.
여왕의 분화구 주변은 목재 울타리로 안전하게 구역이 나뉘어져 있다. 우리가 갔던 날은 하늘이 파랗고 맑았던 날이라 분화구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와 파란 하늘의 흰 구름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는 우리 앞으로 큰 새가 날개를 펼치며 렌즈 안으로 뛰어들었다.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예감!
이 분화구는 차로 산 정상까지 접근할 수 있고 분화구 주변으로 기념품 상점, 현지 음식점, 간이 카페들이 있다.
Kawah Domas
Kawah Ratu를 돌아본 우리는 가이드를 동반하여 트레킹을 겸한 Kawah Domas 투어를 했다. 그런데 우리를 도와준 가이드 외에도 입구에서부터 한 사람이 우리를 따라왔는데 기념품을 판매하는 아저씨였다. 화산석으로 만든 팔찌나 목걸이를 포함하여 갖가지 기념품을 판매하기 위해 우리와 한팀처럼 움직였다. 가이드가 미리 그분에 대해 알려주었고 굳이 물건을 사지 않아도 되었지만 친절하게 우리를 도와준 아저씨에게서 마그넷을 구입했다.
이 분화구는 펄펄 끓는 온천수에서 달걀을 익혀먹고 발마사지를 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도 달걀을 삶아 먹었고 온천수에 발을 담그고 족욕을 했다. 머드마사지사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우리는 족욕으로 만족했다.
수목원 (Orchid Forest Cikole)
반둥 근교 Cikole, Lembang 지역에는 잘 관리된 수목원이 있다. 오키드 포레스트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곳은 해발 약 1,500m의 소나무 숲 속에 자리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큰 난초 보존·관광 정원이라고 한다.
우리는 어슬렁어슬렁 산책하듯 숲속을 걸으며 자연을 즐겼고, 신선한 공기를 만끽하며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숲 속 여기저기 예쁘게 꾸며진 공간들은 카메라를 열게 만들었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숲의 놀이터는 아이들이 놀기에도 좋아보였다. 우리는 꽃과 나무로 둘러싸인 카페에 앉아 수다를 이어갔고 인생샷을 노리며 몇컷의 사진을 남기기도 했다.
반둥의 밤거리
반둥의 중심가인 브라가 거리는 밤이면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투어버스를 타고 시내를 한 바퀴 돌아본 우리는 저녁으로 먹을 나시고랭을 사서 이곳의 밤문화를 즐길 겸 바를 찾아들어갔다. 인도네시아는 이슬람 문화권이라 일반적으로 식당에서 술을 팔지 않는데, 이곳은 관광지라 그런지 술집이 있었다.
우리가 들어간 저녁시간의 바는 조용했고, 여행자의 여유를 부리며 피자와 맥주를 주문했다. 그리고 호텔에 들어가서 먹을 생각으로 사온 나시고랭을 노려보던, 용감한 현지 아줌마가 유창한 인니어로 그곳에서 먹어도 될지 양해를 구했고 놀랍게도 흔쾌히 허락해주었다. 그거 뭐라고 고민하느냐는 듯 시원하게 답해준 직원 덕분에 기분좋게 푸짐한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인니 사람들, 팍팍하지 않다. 오히려 정겹다.
알고보니 우리가 갔던 바는 가라오케였다. 피곤했던 우리가 맥주타임을 마치고 나올 때쯤부터 제대로 기능을 하려는지 사람들이 모이고 음악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다음날을 위해 무리하지 않고 호텔로 돌아가 편안한 밤을 보냈다.
외국인 차별 입장료에 대해
인도네시아의 관광지를 다니면서 불편한 마음이 들었던 것은 현지인과 외국인에게 적용하는 관광지 입장료가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많게는 10배까지 차이가 나는 입장료는 몹시 당황스러웠고, 우리뿐만 아니라 현지에 살고있는 외국인까지 차별하고 있었다. 반둥 화산지역에서도 예전에는 동일하게 적용되던 입장료를 외국인과 차별화하면서 현지에 살며 거주증을 가진 외국인에게까지 비싼 입장료를 요구하고 있었다.
어쩌면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해 자연도 삶도 파괴되는 유명한 유럽의 도시들이 입은 피해를 미리 방지하기 위한 정책일 수도 있겠지만 차별의 정도가 너무 큰 것 같아 속이 쓰렸다. 다만, 인도네시아의 물가가 아직은 저렴한 편이라 크게 부담이 되는 금액은 아니어서 다행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나의 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친구들과 인도네시아(2) - 수까부미 (0) | 2025.06.10 |
---|---|
친구들과 인도네시아(1) - 자카르타 도착 (0) | 2025.06.10 |
팔순기념 나트랑 가족여행 (0) | 2025.02.25 |
여행을 더 의미있게 만들어준 친구들 이야기 (0) | 2024.12.21 |
[독일 여행] 독일에서 사우나를 즐기는 방법 (0) | 2024.1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