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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퀼피의 캠핑장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 일찍 카센터를 찾아갔습니다. 생각보다 규모가 있는 곳이었고 대기하고 있는 차들도 꽤 많아 보였습니다. 수리기사에게 차의 상태를 말하니 당장 수리하지 않아도 운행에 지장이 없다는 희망적인 말을 들었습니다. 겨울이라 에어컨을 켤 일 없으니 운이 좋은 거라며. 아직도 갈 길이 먼데 그래도 될까 걱정이 되긴 했지만 그나마 다행이라고 위로하며 다음일은 다음에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퀼피 캠핑장

    [마침내 아웃백] 퀼피(Quilpie)돌아보기, Fossicking
    [마침내 아웃백] 퀼피(Quilpie)돌아보기, Fossicking

     

    퀼피에 한 곳뿐인 이 캠핑장은 아웃백의 장점인 온천수로 스파와 샤워시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잘 갖추어진 주방시설에서 직접 요리를 할 수 있고 캠핑의 꽃인 바비큐를 즐길 수 있도록 그릴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매일 저녁 5시가 되면 주방 옆 캠프파이어장에서 불멍을 즐길 수 있어 우리가 가진 캠핑에 대한 로망을 채울 수 있는 곳입니다.

     

    사실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캠핑카나 캠핑트레일러를 갖춘 캠핑족이라 주방시설을 이용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 우리같이 덜 갖춘 차박족이 이용하기 더욱 좋았습니다. 원래 하룻밤만 머물기로 했던 우리의 계획이 사흘 밤으로 늘어나게 된 것도 이런 기반시설 덕분이었습니다. 우리 차는 전기나 물을 충전해야 되는 캠핑카가 아니어서 1박에 1인당 16달러씩 32달러에 지불하고 저렴하게 이용했습니다.

     

     

    요와의 친구 집을 떠난 이후로 계속 좋았던 날씨 덕분에 겨울밤인데도 불구하고 차박이 그다지 힘들지 않았습니다. 침대만 덩그러니 있는 친구의 밴에는 아무런 난방시설이 없지만 따듯한 양모이불과 그 위에 담요를 포개어 덮었고 뜨거운 물로 데워진 물주머니를 미리 이불안에 넣어두니 밤새 추운 줄 모르고 지냈습니다. 브리즈번에 돌아온 다음날, 아웃백 지역이 영하로 내려간다는 일기예보를 보며 우리에게 날씨 운이 따라주었다는 사실에 기뻐하며 차에서 보낸 별밤을 다시 한 번 추억했습니다.

     

    마을 구경

     

    퀼피는 긴급의료센터와 약국이 있는 마을입니다. (Bar)를 갖춘 호텔이 두개나 있고 모텔도 있어서 공항과 기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머물 수 있는 곳입니다. 공항이라고 해봐야 작은 경비행기나 헬리콥터가 뜨고 내리는 곳이지만 아웃백에는 대부분의 작은 마을들에 공항이 있습니다.

     

    [마침내 아웃백] 퀼피(Quilpie)돌아보기, Fossicking
    [마침내 아웃백] 퀼피(Quilpie)돌아보기, Fossicking

     

    먼저 갔던 작은 마을 요와는 긴급의료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목적으로 공항이 관리되고 있지만 퀼피는 기차역이 있는 아웃백의 거점 타운 중 하나로 공항도 상시 이용할 수 있도록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오팔이나 축산업과 연관한 비즈니스를 위해 개인 비행기나 헬기로 오가는 사람들이 이용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머무는 동안도 꽤 자주 헬기와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힘든 세계 경제흐름과 맞닿아 호주 아웃백의 작은 마을도 영향을 받고 있는 듯 보입니다. 호텔 한곳이 매물로 나와 있고 문 닫은 상점들이 많았습니다. 우리가 들렀던 베이커리도 매물로 나와 있었는데 그곳에 앉아 커피와 미트파이를 먹는 동안 꽤나 많은 손님들이 우리처럼 그곳에서 커피와 빵으로 아침식사를 즐겼고 포장해서 가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매일이 그날 아침처럼 장사가 된다면 베이커리를 닫을 이유가 없어보였지만 지금이 아웃백 여행시즌이라 오가는 캠핑족들이 많이 찾은 것 같습니다.

     

    주도로에서 보이는 여행안내센터에 들어가니 이곳의 역사를 소개하는 전시관과 에버리지니의 작품들이 전시, 판매되고 있었고 철도를 개통하던 당시를 기록한 작은 기념관도 있어 나름 재미있게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여행 기념품으로 퀼피 마그넷도 구입했습니다.

     

    [마침내 아웃백] 퀼피(Quilpie)돌아보기, Fossicking
    [마침내 아웃백] 퀼피(Quilpie)돌아보기, Fossicking

     

    오팔찾기 체험, 포시킹(Fossicking)

     

    그곳에 머무는 동안 우리가 가장 열심히 했던 일은 포시킹 입니다. 오팔광산에서 광부들이 채굴한 오팔을 선별하여 판매하고 나머지는 관광객을 위해 일정 구역을 마련하여 갖다 둡니다. 일종의 오팔찾기 체험장인 포시킹(Fossicking)장에서 쏠쏠하게 괜찮은 오팔들을 찾았습니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그곳에서 몇 번 뒤적이는 것으로 체험을 마무리하지만 전문가인 친구는 스프레이 물병은 물론이고 고글과 해머까지 준비해서 제대로 오팔 찾기에 몰입했습니다.

     

    [마침내 아웃백] 퀼피(Quilpie)돌아보기, Fossicking
    [마침내 아웃백] 퀼피(Quilpie)돌아보기, Fossicking

     

    친구의 가르침에 따라 햇살이 비치는 돌들을 유심히 보니 초록, 빨강, 파랑의 선명한 빛이 나는 돌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 중에 꽤 괜찮은 오팔로 판명된 것들도 여럿 있었고 그렇게 함께 모은 오팔이 한 자루나 되었습니다. 나중에 유럽시장에서 좋은 가격으로 팔리게 될 것이라 기대하며 마음은 벌써 부자가 되었습니다.

     

     

    퀼피의 마지막밤

     

    사흘째 저녁 무렵, 5시 캠프 파이어와 함께 라이브 콘서트가 열렸습니다. 예정된 프로그램은 아닌 것 같았는데 갑자기 열린 공연에서 서너명의 어르신들이 기타와 바이올린 연주와 함께 추억의 노래들을 들려주었습니다. 대단한 연주나 노래는 아니었지만 이런 곳에서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모두 행복해 보였습니다.

     

    아웃백여행은 우선 시간이 많아야 가능합니다. 그래서인지 주로 은퇴한 어르신들이 캠핑카를 이용하여 여행을 다닙니다. 여유롭게 아웃백의 대자연을 즐기며 지나온 시간을 회상하고 함께 하는 파트너에게 감사하는 시간을 갖는 여행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바쁠 것도 없고 사치스럽지도 않은 여행입니다. 아웃백에서 본 수많은 캠핑카들이 대부분 부부가 함께한 어르신들인 것을 보면 호주에서 은퇴 후 가장 인기있는 여행 프로그램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침내 아웃백] 퀼피(Quilpie)돌아보기, Fossicking
    [마침내 아웃백] 퀼피(Quilpie)돌아보기, Fossicking

     

    포시킹을 마치고 여유롭게 스파를 즐긴 우리도 자연스럽게 공연장에 합류했습니다. 관람객들은 각자 음료수와 간단한 먹거리를 들고 와 캠핑장의 여유를 즐겼습니다. 그곳의 마지막 밤이 아쉬워진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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