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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일 저녁에 도착한 요와에서 이틀 동안 우리가 한 일은 핫스파에서 피로를 풀고 오팔을 찾아다니는 일입니다. 화산지역이다 보니 집집마다 당연한 듯 온천수를 온수로 사용하고 있었고 마을입구에 있는 스파는 하루 5달러, 일주일 20달러를 내면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일주일권으로 20달러씩 내고 스파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요금을 받는 사람도 없이, ‘정직 상자(Honesty Box)’에 각자 알아서 이용할 만큼 돈을 넣으면 그만입니다.

     

     

    우리가 갔던 화요일 오후는 쌀쌀한 날씨였지만 이미 먼저 온 어르신 그룹들이 이런저런 일상을 나누고 있었습니다. 캠핑그라운드에 자리 잡은 일행들로 보이는 어르신들의 대화는 끝이 없었고 사소한 한마디로도 웃음이 넘쳐나는 여행자들의 여유가 즐거워 보였습니다. 돈이 많아서 여유로운 것이 아니라 시간의 여유를 즐기며 캠퍼밴으로 여행하는 검소한 여행자들이 대부분입니다. 드넓은 호주땅에서 캠핑카를 이용한 여행은 당연한 여행방식인 듯합니다.

     

     

    요와는 호주 오팔의 도시라 표방하는 만큼 길거리에서도 오팔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오팔 체험(Opal Fossicking)이라고 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우리가 서해안에 가면 조개캐기 체험을 하는 것처럼 오팔 찾기 체험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마을의 커뮤니티센터에서 해머와 같은 간단한 장비를 빌려서 체험장으로 가면 됩니다. 마이너들이 오팔을 체취하고 버린 돌맹이들이 쌓여있는 있거나 오팔 체취가 끝난 곳이 체험장으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수요일 오후, 흐리고 쌀쌀한 날씨였는데 집에만 있을 수 없어 오팔 체험장으로 갔습니다. 혼자 낑낑대며 오팔을 찾고 있는데 어느새 나타난 이곳 사람인 앤디가 오팔 체험을 즐기는 방법을 알려주었습니다. 버려진 작은 조각들을 모아 투명한 유리병에 넣으면 예쁜 오팔 기념품이 될 수 있다며 함께 조각 찾기를 도와주었고 작은 조각들이 흩어진 곳으로 안내해주기도 했습니다. 20달러 정도에 팔리는 작은 병들을 이미 보았기 때문에 전의에 불타 오팔 조각 모으기에 집중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요와 포시킹

     

    하지만 오팔체험은 오팔을 경험하게 해주려는 친구의 배려였고 이틀 동안 대부분의 시간은 좋은 오팔을 구입하기 위해 마을 곳곳을 돌아다녔습니다. 오팔 마이너들이 자신들의 집 입구에 오팔을 내놓고 팔고 있었는데 1달러부터 버킷으로 파는 1000달러짜리까지 다양한 오팔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상품으로 커팅된 것들은 따로 보관되어 있어서 전시장이나 집안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오팔에 문외한인 내가 보아도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빛깔을 보여주는 오팔들에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손톱만한 오팔에 3000달러 이상의 가격의 매겨진 것들도 있었는데 그것을 표현할 말이 딱히 떠오르지 않습니다. 정말 자연산인가? 이런 색깔이 가능할까? 하지만 저들이 이것을 찾아내지 않았다면 우리에겐 그냥 돌멩이처럼만 보였을 텐데.... 좋은 오팔을 찾아내는 그들의 놀라운 능력에 감탄했고 모두가 예술가처럼 보이는 것 또한 당연한 것 같습니다.

     

     

    일 년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요와에 모이는 시기에 바(Bar)도 열립니다. 호주에서 알콜 라이센스는 비싼 세금을 물어야하기 때문에 이곳은 일정기간만 사용하는 임시 라이센스를 발급받아 축제를 앞두고 바(Bar)를 오픈한다고 합니다. 낮에 만난 앤디가 알려준 덕분에 저녁에 바에 놀러갔습니다. 오픈 첫날이라 지역주민들 뿐만 아니라 캠핑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이런 모든 것들이 지역공동체에서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름도 재미있게 헝그리 마이너를 위한 식당과 바입니다.

     

    마이너스 바

     

    라이브 가수의 노래에 맞춰 신나게 몸을 흔들기도 하고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며 바 오픈 첫날밤을 함께 즐겼습니다. 그의 기타 통에 모여진 기부금은 이 지역의 긴급의료서비스 운영에 쓰여 진다고 합니다. 가장 가까운 병원이 70키로나 떨어진 곳에 있고 더 긴급한 경우는 큰 도시로 나가야 하기 때문에 이곳의 비행장은 그런 긴급서비스를 위해 운영되는 곳이라고 합니다. 항상 비행기가 뜨고 내릴 수 있도록 시설이 관리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기부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틀 동안 어느 정도 오팔을 사 모은 친구는 축제에서 다시 만나기로한 마이너들에게 더 좋고 비싼 오팔을 구입할 계획으로 목요일인 오늘은 마을에서 운영하는 카페에 앉아 쉬고 있습니다. 커피한잔씩 시켜놓고, 나는 며칠 간의 경험을 잊기 전에 열심히 기록하고 있고 친구는 책을 읽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요와 마을 카페

     

    아웃백의 어느 작은 마을에서 이런 경험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여전히 믿기지 않지만 지금 나는 아웃백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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