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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유럽의 도시들 곳곳에서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립니다. 독일에서 크리스마스 마켓은 대부분 11월 마지막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부터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기간까지 계속됩니다. 시간이 허락되면 유명한 큰 도시의 크리스마스 마켓을 찾아가면 좋겠지만 그러지 않더라도 가까운 곳에서 열리는 마켓에서도 충분히 그 분위기를 느끼며 즐길 수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마켓을 찾는 사람들은 크리스마스트리 장식과 같이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물품들을 구입하기도 하고 가족이나 친구에게 줄 선물을 사기도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곳이 크리스마스 마켓입니다.
그래서 음식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독일에서 크리스마스 마켓을 대표하는 음료로 글뤼바인이 있습니다.글뤼바인은 와인에 시트러스 과일이나 시나몬, 아니스 등과 각종 허브를 넣고 달인 알콜 음료입니다. 추운 겨울에 따듯한 음료로 몸을 덥히고 감기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글뤼바인은 만드는 사람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입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와인의 알콜을 유지하면서 재료의 깊은 맛을 추출하는 것이 비법이라고 합니다.
크리스마스 마켓의 입구부터 중심지까지 화려하게 꾸민 글뤼바인 판매점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작은 마켓이라도 글뤼바인 판매 매대가 여럿인 것을 보면 독일 사람들이 얼마나 글뤼바인을 즐기는지 알 수 있습니다. 추운 겨울날에 따듯한 글뤼바인 한잔씩을 들고 일찍 찾아온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것이 이들의 전통입니다.
크리스마스 마켓에 오면 빠뜨리지 않고 글뤼바인을 맛봅니다. 보통 머그잔에 담아주는데 한잔에 4~5유로 정도에 판매되고 장소가 시장인 만큼 머그잔을 되돌려 받기 위해 보증금 3~4유로를 따로 받습니다. 이 보증금은 글뤼바인을 다 마신 후 잔을 반납하면 되돌려 줍니다.
처음마신 글뤼바인의 맛은 별다방 뱅쇼에 알콜이 함유된 음료 같았습니다. 다만 따듯한 음료에서 올라오는 알콜 섞인 짙은 향으로 인해 준비 없이 마시면 어김없이 기침이 터집니다. 호흡을 잘 조절한 후 살살 불면서 천천히 음미하는 것이 요령입니다. 와인을 데운 만큼 와인보다 도수는 낮아서 보통 8.5프로 정도라고 하는데 만든 방식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날 것 같습니다.
하이델베르그의 크리스마스 마켓에 간 날은 비가 뿌리고 바람도 부는 쌀쌀한 날씨였는데 글뤼바인 한잔을 나누어 마시고 나니 온몸으로 따듯한 열기가 전달되며 추위를 잊게 해 주었습니다.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만큼은 맥주를 이기는 글뤼바인 입니다. 술이지만 술이 아닌 듯, 함께 나누는 전통의 맛입니다.
시장은 무엇보다 먹거리가 중심입니다.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도 독일식 소시지는 단연 인기가 높습니다. 특히 숯불에서 맛있게 구워지는 소시지 냄새는 참을 수 없는 유혹입니다. 바게트에 갓 구운 소시지를 끼워 겨자나 케첩을 바른 후 한입 깨물면 육즙이 팡팡 터집니다. 이때가 바로 독일에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는 순간입니다.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먹거리와 함께 빠지지 않는 것이 놀이기구입니다. 특히 회전목마는 가는 곳마다 보였는데 부모와 함께 나온 아이들은 놀이동산에 온 듯 회전목마와 각종 놀이기구들을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산타 할아버지를 기다리는 어린 양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곳이 크리스마스 마켓입니다.
이렇게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곳이라서 시장이 열린 첫날부터 기다렸다는 듯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설렘과 함께 도시의 랜드마크를 중심으로 꾸며진 크리스마스 마켓을 돌아보며 색다른 문화를 체험하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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