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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즈번 시티를 걷다 보면 가장 잘 들리는 언어는 물론 한국어이지만, 중국어나 일본어 같은 나름 익숙한 언어 외에도 수많은 어권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그룹을 이루며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다름을 인정하는 다문화 사회, 호주
섬나라 호주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다문화 국가 중 하나이며, 문화적 다양성이 호주 사회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요소 중의 하나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호주 정부에서도 각종 다문화 정책을 수립 지원하고 있습니다.
매년 3월에 열리는 ‘하모니위크(Harmony Week)’는 호주 정부가 추진하는 다문화 행사입니다.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호주인들을 위한 포용성, 존중, 소속감을 이루기 위한 행사로 매년 3월에 개최되고 있습니다. 이 기간 중에는 오렌지색 옷을 입고 지지를 표명하고 각종 이벤트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체코 클럽 Czechoslovakian Club In Queensland
위치 : 25 Upfield St, Burbank QLD 4156
브리즈번에 와서 이곳의 문화적 특성을 알 수 있는 장소를 방문하게 되었는데 바로 국가(민족)별 클럽입니다. 그중에서도 이번에 갔던 체코슬로바키안 클럽은 비영리단체이며 체코슬로바키아 인들의 커뮤니티로 운영되고 있는데 매주 금요일 저녁과 주말 점심에 일반인들에게도 개방한다고 합니다.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어 원하는 식사 메뉴와 함께 좌석을 미리 예약해야 합니다. 우리가 간 금요일 저녁 같은 경우 빈 좌석없이 가득 차진 않아 사전 예약을 하지 못했을 경우 맥주나 음료 등은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브리즈번 시티에서 자동차로 한시간 정도 걸리는 외곽지역에 위치한 클럽은 굉장히 넓은 대지를 갖고 있었고 클럽 주변은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그냥 지나가는 길에 들릴 만한 곳은 아닙니다. 우리는 유사한 문화권인 불가리아 출신 이민자 친구 부부가 이곳을 좋아해서 함께 가게 되었습니다.
저녁식사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돼지고기와 닭고기 슈니첼을 각각 주문했습니다. 우리나라 돈가스와 비슷한 비주얼과 맛으로 호불호가 거의 없어 선택했는데 이곳의 슈니첼은 두 종류 다 좋은 고기를 바삭하게 구워 만족할 만한 식사였고 함께 곁들인 코젤 맥주와 합이 잘 맞았습니다.
그곳에서 우리는 이방인이었지만 대부분 손님들은 체코 문화권에서 온 사람들처럼 보였습니다. 원로인 듯한 어르신들이 모여서 진지한 토론을 하는가 하면 가족과 친구로 보이는 각각의 그룹들이 그들만의 시간을 즐기는 모습이 정겨워 보였습니다.
코젤맥주는 8달러였고 식사메뉴는 스프와 차 또는 커피를 포함해서 22달러였습니다. 시티에 비해서 저렴한 가격이긴 하지만 외곽에 위치한 이곳까지 일부러 찾아가는 것은 체코클럽을 지원한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다양한 민족이 어울려 사는 호주이지만 이민자에게는 여전히 어려움이 있을 테고 이곳에서 함께 해결책을 찾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나누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독일 클럽 German Club in Brisbane
위치 : 416 Vulture St, Kangaroo Point QLD 4169
독일 클럽은 역사가 오래되었습니다. 1883년부터 문을 열었다는 이곳은 당시에는 도시의 외곽이었으나 브리즈번 시티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도심으로 포함되어 접근성이 좋고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독일 클럽은 모든 사람들에게 개방되어 있고 언제든 방문할 수 있습니다. 이미 많은 브리즈번 사람들이 독일 맥주와 음식을 즐기러 오는 명소가 되어 있는 듯합니다.. 파티를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이기도 하고 소그룹으로 끼리끼리 모여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독일인인 친구 덕분에 이곳은 가끔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슈바인 학센, 소시지, 프레첼 같은 음식들을 즐길 수 있고 시원한 독일 맥주를 맛볼 수 있습니다. 이곳 역시 독일인 이민자들에 의해 설립되었고 이곳의 영업 이익은 클럽 유지와 스태프들의 인건비 등으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아이리시클럽이 내부 갈등으로 없어진 이후 대신 이곳을 찾는 아이리시인들이 많아졌고 맥주를 즐기는 유럽 출신들이 많이 찾는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곳에 가면 독일에 있는 펍에 있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여기저기 스탠딩 테이블에서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날씨가 좋은 날은 넓은 야외 테이블도 만석입니다.
호주 브리즈번에 여행을 오면 독일 클럽을 방문해 보세요. 호주까지 와서 독일이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이곳은 호주에 사는 독일인들이 모여 그들의 문화를 즐기는 곳이라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독일인뿐만 아니라 많은 유럽인들이 방문하는 곳이니 새로운 친구를 만날 수도 있습니다.
함께 나누는 즐거움
클럽에서 만나 서로의 안부를 묻고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을 보면 그들이 느끼는 강한 연대감을 엿볼 수 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건 고향을 떠나와 먼 타국에서 살고 있기에 같은 문화와 생활양식을 가진 사람들과 만났을 때 느끼는 동질감에서 편안함을 얻고 향수를 달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여행도중 한국말만 들려도 반가운 것처럼.
다문화사회인 호주의 특성을 반영한 듯 다양한 민족별 클럽들이 많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체코클럽을 새롭게 가보았지만 기회에 되면 다른 곳도 가서 그들과 어울려 보고 싶습니다. 호주의 한인사회는 협회가 있지만 오픈된 공간을 제공하는 곳은 없는 듯하고 시티와 여러 곳에 한국인들이 운영하는 식당들이 있어 한식이 그리울 때 언제든 찾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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