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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한국과 정반대인 남반구 호주 브리즈번은 본격적인 겨울로 진입합니다. 7월 브리즈번의 날씨와 가볼만한 중고물품점, 엔틱샵에 대해 소개합니다.
7월 호주 브리즈번 날씨
7월이 시작된 첫날부터 사흘동안 흐리고 비가 오는 날씨가 계속 되었습니다. 6월 한달내내 너무 좋은 날씨에 익숙해져 있던터라 갑자기 달라진 날씨로 우울해진 기분이 몸살로 이어져 끙끙 소리내며 앓았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눈부신 햇살과 파란하늘이 다시 나오고 거짓말처럼 몸도 개운해졌습니다.
이곳의 7월은 본격적인 겨울이지만 브리즈번에는 우리나라와 같은 겨울은 없습니다. 대부분 맑은 날이 계속되며 20도 전후의 낮기온을 유지하고 아침저녁엔 조금 더 쌀쌀해지는 날씨입니다. 강수량도 줄어 비가 계속되는 경우는 잘없다고 하는데 요즘의 이상기후가 어떤 상황을 불러올지는 알수가 없겠지요.
7월에 브리즈번으로 여행오실 경우 두꺼운 패딩은 필요없을 것 같지만 추위를 많이 탄다면 각자 단도리를 하시기 바랍니다. 여전히 반팔에 반바지를 고수하는 사람들도 보이고 날좋은 한낮에도 두꺼운 자켓을 걸친 사람들도 보입니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으니 남들 따라가지 마시고 자신의 상황에 맞게 준비하시면 되겠습니다.
특히, 난방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지 않은 경우 추운밤을 보내야하기 때문에 수면잠옷이나 양말, 보온물주머니 같은 보온 용품들이 도움이 됩니다. 저녁외출을 위해 목도리나 비니를 준비해 오시면 유용하게 사용하실 수 있을 거예요.
중고물품 가게 이야기
오늘은 중고물품 사용에 대한 이곳의 문화를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최근 우리나라도 당근이나 중고나라 같은 사이트를 통해서 많은 중고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을 만나기는 쉽지 않은데 이곳에서는 가끔 열리는 벼룩시장 외에도 상설로 운영하는 중고품 가게들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중고로 거래되는 물품은 특정 분야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흔히 빈티지로 찾는 세컨핸드샵의 옷들 뿐 만 아니라 각종 생활용품들을 총망라하고 있습니다. 공작용 도구류, 기계류나 전자 제품류를 따로 모아 파는 중고품 가게들도 있습니다.
개인이 운영하는 중고가게도 많지만 구세군이 운영되는 Salvos store는 동네마다 보입니다. 이곳의 수익금은 각종 자선사업과 구세군 운영을 위해 사용됩니다. 따라서 이곳에서는 물품을 기증받기도 하고 운영을 도울 자원봉사자들을 구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들렀던 Salvos에서 댄 브라운의 소설 ‘인페르노’가 2달러에 팔리고 있어 읽을 가능성이 전혀 없는 두꺼운 책 한권을 샀습니다. 이미 한글로 번역된 책을 읽었지만 좋은 일에 동참하고 싶다는 얄팍한 핑계와 함께.
호주사람들은 굉장히 실용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중고물품 거래에 대한 편견이 별로 없고 필요하지 않은 물품을 팔고 원하는 물건을 찾아 중고품 가게들을 자주 이용하는 것 같습니다. 가격이 저렴한 이유도 있지만 보다 독특한 아이템을 찾아가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가 볼 만한 곳 : 엔틱샵 돌아보기
그래서 엔틱샵이 성행하나 봅니다. 다른 중고가게들과 마찬가지로 온갖 제품들을 파는 엔틱샵은 인사동의 골동품 가게 같은 곳입니다. 가끔 뉴스에서 우연히 싸게 구매한 골동품이 알고 보니 로마시대의 진품이었다는 둥 하는 대박난 사람들의 이야기에 나오는지라 이런 물품들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오래된 서양사에서 찾을 수 있는 흥미로운 재밋거리일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여기는 호주 브리즈번이지만 여러 나라들에서 흘러온 물품들이 쌓여있습니다. 중국이나 유럽에서 온 럭셔리한 도자기류들, 식기세트들, 그림들은 물론이고 연극무대에서 입었을 것 같은 드레스류들도 넘쳐납니다. 과연 저것들을 누가 사갈까 싶지만 한참 돌아다니다보면 꽤 많은 사람들이 이것저것 사서 포장해 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실용적인 입장에서 보면 전혀 실용적으로 보이지 않는 물품들이 많은데 한편으로 컨셉트를 가진 식당이나 카페를 운영할 계획이라면 이런 곳에서 꽤 괜찮은 인테리어 뭎품들을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 강원도 정선의 어느 미술관을 찾았을 때 그곳을 운영하시는 분이 세계 여행을 하며 모았다는 각종 특이한 물품들을 전시하고 있었는데 아마도 이런 곳에서 그런 물건들을 찾아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브리즈번에도 여러 곳의 엔틱샵이 있는데 예전 영화관이었던 두 곳을 가 보았습니다. 영화관을 개조한 곳이니만큼 규모에서 우선 놀라고 엄청나게 많은 물건들에 한 번 더 놀랍니다. 목적을 가지고 쇼핑을 한다면 큰 가방이 몇 개는 필요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촘촘하게 들어찬 물건들의 내역을 주인장은 과연 알고 있을까 싶은, 쓸데없는 걱정도 하게 만드는 곳입니다.
Camp Hill Antique Centre and Tart Cafe : 545 Old Cleveland Rd, Camp Hill QLD 4152
Empire Revival : 167 Latrobe Terrace, Paddington QLD 4064
금으로 된 반지, 목걸이 등 각종 보석류와 같이 값비싼 물품들은 당연히 잠금장치가 되어 있어 함부로 꺼내볼 수 없도록 조치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일정크기 이상의 가방은 입구에서 맡기고 들어가야 하는 곳도 있습니다. 워낙 복잡한 공간이라 구석구석 잘 피해서 구경해야 실수하는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일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날, 항상 조심하던 친구가 오래된 상자 중 하나를 살펴보다 실수로 뚜껑을 떨어뜨렸습니다. 뚜껑은 바로 아래에 놓여있던 도자기 주전자를 덮쳤고, 그 충격으로 주전자의 물 배출구 부분이 깨져버렸습니다. 원하지 않았고 이제 깨지기까지 한 도자기 주전자 값으로 28달러를 물어주어야 하나 싶어 걱정 반, 짜증 반으로 친구의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하지만 일은 이미 벌어졌고, 우린 깨진 주전자를 들고가 주인에게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너무나 쿨~하게 괜찮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합니다. 어쩌면 그런 현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일이기도 하겠지만 늘 조심하던 친구가 저지른 실수라 더 우스웠고 걱정하던 표정이 슬퍼 보이기도 해서 아직도 그 상황을 떠올리며 놀려주고 있습니다. 낯선 곳에서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으니 항상 조심해야겠습니다.
골동품에 관심이 많은 친구는 혼자두면 하루 종일 그곳에 있을 것만 같습니다. 그리고 이미 꽤 많은 물건들을 모아두고 있습니다. 아무리 봐도 돈이 될 것 같지 않은데 Tresure(보물)라고 말하는 친구에게 Tresh(쓰레기)라고 면박을 줍니다. 하긴 친구의 말대로 대박이 날지는 두고 볼 일이긴 합니다.
책으로 역사를 배웠고 시험 치는 데만 사용했던 나의 얄팍한 지식들은 이미 다 날아가고 없는데 유럽인인 친구는 여전히 그들의 역사를 꿰고 있고 그 역사와 연계해서 사물을 보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가끔 내 지식의 빈약함을 실감하게 됩니다. 물론 나와 친구의 경우이고 일반화할 생각은 없습니다.
최근 뉴스에 따르면 브리즈번에 있는 또 다른 엔틱샵이 곧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 그곳은 이곳도 영화관을 개조해서 운영하던 꽤 큰 샵이라는데 운영자가 은퇴하게 되면서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 그만큼 시대가 변했고 사람들의 관심이 줄어 운영이 쉽지 않은 때문 일거라 짐작해봅니다.
엔틱으로 남기를 꿈꾸며
사흘 동안 흐리던 날씨가 걷히고 파란 하늘이 돌아온 아침, 동네 공원으로 나갔습니다. 방학을 맞은 꼬맹이들이 놀이터에서 뛰놀고 있었고 한가로운 엄마, 아빠들이 둘러서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정겨워 보입니다. 우리도 넓은 공원을 걸으며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들이켰습니다.
가벼운 산책을 마치고 공원이 보이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우리의 또 다른 여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세상은 넓고 가보지 못한 곳은 너무나 많은데 지금은 이곳이 너무 좋습니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이 시간에 감사하며, 중고가 되어가는 나의 삶을 엔틱으로 가꾸어나갈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빈티지라는 이름으로 기억될 수 있기를...
브리즈번 사우스뱅크
브리즈번에 오시면 사우스뱅크(Southbank)에 가보세요. 놀 거리, 즐길 거리, 먹거리가 가득한 곳입니다. 사우스뱅크 이야기는 아래글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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